고용률은 올랐는데, 청년의 취업 문은 왜 좁아졌나

청년에게 필요한 것은 경력의 첫 계단이다

“경력 있는 신입을 구합니다.”

처음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에게 이보다 답답한 말이 있을까. 일을 해봐야 경력이 생기는데, 경력이 있어야 채용될 수 있다면 어디서 출발해야 하는가. 청년 고용을 바라보는 정책도 이 질문에서 시작해야 한다.

최근 발표된 고용통계는 전체 노동시장과 청년이 마주한 현실이 다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전체 지표의 개선만으로 청년의 어려움까지 해소됐다고 평가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전체 고용의 온기가 청년에게 닿지 않았다

국가데이터처가 10월 16일 발표한 ‘2026년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전체 취업자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만3천 명 증가했다. 15~64세 고용률도 70.6%로 0.2%포인트 상승했다. 그러나 청년층인 15~29세 고용률은 44.0%로 1.1%포인트 하락했고, 청년 실업률은 5.4%로 0.6%포인트 올랐다.

물론 청년 취업자 수를 해석할 때는 청년 인구 자체가 줄어드는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 취업자 감소를 모두 채용 부진 탓으로 돌리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하지만 해당 연령 인구 중 취업자의 비율인 고용률까지 낮아졌다는 점은 가볍게 넘길 수 없다. 인구 변화와 함께 청년이 실제로 일할 기회를 얻고 있는지 살펴야 한다.

또한 실업률만으로 어려움의 전부가 드러나지는 않는다. 적극적인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은 통계상 실업자로 분류되지 않을 수 있다. 취업 준비가 길어지거나 구직을 멈춘 청년의 상황까지 함께 봐야 정책의 사각지대를 줄일 수 있다.

첫 일자리의 지연은 가정의 부담으로 이어진다

취업이 늦어지면 청년은 소득뿐 아니라 일을 배우고 다음 기회를 준비할 시간도 잃는다. 부모에게는 자녀의 생활비와 주거비를 더 오래 부담해야 하는 문제가 된다.

따라서 청년 고용을 개인의 눈높이나 노력만으로 설명해서는 부족하다. 기업이 어떤 역량을 요구하는지, 교육과 훈련이 그 요구에 얼마나 연결되는지, 첫 경력을 쌓을 자리가 충분한지 함께 따져야 한다.

인공지능 확산에 대한 대응도 필요하다. 다만 최근 고용통계만으로 청년 고용 악화가 AI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업종과 직무별로 변화의 원인을 확인하면서, 청년이 새로운 도구를 실제 업무에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것이 현실적인 접근이다.

지원의 성과를 ‘참여 인원’으로만 평가하지 말자

필자는 청년 고용정책의 중심을 첫 경력 형성과 지속적인 취업에 두어야 한다고 본다.

먼저 정부와 기업이 함께 유급 현장훈련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청년에게 실제 업무와 지도 담당자를 제공하고, 훈련 종료 후에는 어떤 일을 수행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경력 자료를 남겨야 한다. 단순 보조업무를 반복시키면서 교육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방식은 걸러내야 한다.

지원금도 채용 당시의 인원만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일정 기간 뒤에도 근무하고 있는지, 숙련과 임금이 개선됐는지 확인해야 한다. 지원 종료 때마다 사람을 바꾸는 사업이라면 예산은 쓰여도 청년의 경력은 쌓이기 어렵다.

지역의 대학과 기업, 지방정부도 협력해야 한다. 기업이 필요한 업무와 채용 계획을 제시하고, 대학이 관련 교육과 실습을 연결하며, 지방정부가 이동·주거 부담을 보완하는 방식이다. 교육과정부터 만든 뒤 취업처를 찾는 순서를 되풀이해서는 곤란하다.

기업의 역할도 중요하다. 신입에게 반드시 필요한 역량과 입사 후 가르칠 수 있는 역량을 구분해야 한다. 채용공고의 요구조건을 명확히 하고 교육 부담을 나눌 방법을 찾는 것이 출발점이다.

청년의 출발을 돕는 일이 경제의 미래를 만든다

모든 청년에게 원하는 일자리를 즉시 제공할 수는 없다. 재정 지원에도 한계가 있다. 그래서 더욱 사업의 수와 홍보 실적보다 실제 취업과 경력 형성에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

앞으로 확인할 것은 청년 고용률이 회복되는지, 지원사업이 안정적인 일자리로 연결되는지, 지역에서도 첫 경력을 시작할 기회가 늘어나는지다.

청년에게 도전하라고 말하려면 도전할 자리가 있어야 한다. 경력을 요구하려면 경력을 쌓을 통로가 있어야 한다. 청년이 첫 계단을 오를 수 있도록 돕는 것, 그것이 고용정책이 증명해야 할 성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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